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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비정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후 읽기를 권합니다.
태블릿이나 PC환경에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아비정전'의 스토리가 길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스킵하시고 스틸컷과 평론만 읽으셔도 됩니다.

 

아비정전 평점

왓챠: 3.8/5

IMDb: 7.6/10

메타크리틱메타스코어(전문가 평점) = - ,  유저 스코어 = - 

로튼토마토전문가 평가: 90/100 , 관객 평가: 88/100

전체 평균점수 : 82.5/100

JMS(Just Movie Score) : 75/100

*JM은 필자가 왓챠에서 만점을 준 영화를 기준으로 선별,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JMS란 별5개 영화중최하점을 0점 최고점을 100점으로 환산하여 선정한 점수입니다.

 

아비정전 스토리

아비(장국영)는 수리진(양만옥)에게 작업을 건다. 수리진은 당혹스러워하지만 도발적인 아비의 작업에 마음이 흔들린다. 끝내 수리진은 아비에게 마음을 허락한다. 수리진은 사촌의 결혼 이야기를 하며 아비와 더 진지한 관계가 되길 원하지만, 아비는 그런 수리진이 부담스러운듯하다. 수리진은 아비에게 대놓고 자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냐고 물어보지만, 아비는 단칼에 그렇다고(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대답한다. 

 

아비에게 이별을 고하는 수리진. 술에 만취한 어머니를 찾아간 아비, 어머니는 실연에 빠진 듯 한다. 어머니에게 실연의 아픔을 준 남자를 찾아가 복수하는 아비. 아비는 어머니를 배신한 남자가 아비의 어머니에게서 훔친 귀걸이를 되찾지만 놓고 나간다. 그 사이 아비에게 응징을 당한 남자와 함께 있던 한 여자는 아비가 놓고 나간 귀걸이를 자신이 가지려 한다. 다시 돌아온 아비가 귀걸이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그녀는 모른 척 한다. 아비는 그녀의 보석함을 뒤져 자신의 귀걸이를 찾아내지만 가지고 싶으면 가지라며 쿨하게 그녀에게 귀걸이를 던져준다. 하지만 그녀에게 건네준 귀걸이는 한쪽뿐이었고 나머지 한쪽을 빌미로 그녀(루루)를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인다. 망설이는 듯하지만 끝내 순순히 아비의 집으로 들어가는 루루. 이렇게 아비와 루루는 이어진다. 

 

한편 수리진은 아비의 집에서 자신의 물건을 찾으러 왔고 그 과정에서 경찰(유덕화)을 만난다. 수리진은 아비에게 이별을 통보했었지만 내심 아비와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듯하다. 하지만 아비는 다시 그녀와 만날 생각이 없다. 자신의 물건을 찾으러 온 수리진의 존재에 루루는 불안해한다. 자신의 물건을 가지러온 수리진의 등장으로 아비와 루루는 헤어질 위기에 놓이지만 루루는 아비를 놓치지 않는다. 아비의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수리진. 수리진은 경찰에게 택시비를 빌리게 되고 이를 계기 둘은 친해진다. 수리진은 자신의 고민을 경찰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수리진은 순찰을 하는 경찰과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경찰은 수리진에게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으면 전화를 하라고 말하며 헤어지지만 수리진은 경찰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아비는 루루와의 관계에 슬슬 염증을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루루는 자신이 아비를 위해 돈을 벌어다 올 수도 있다고 말하며 여전히 아비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비는 매몰차게 루루를 내쫓는다. 양어머니는 아비와의 다툼 끝에 아비의 친어머니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 아비는 자신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필리핀으로 떠나기로 하고 아비의 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루루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린 아비를 찾기 위해 수리진을 찾아가지만, 당연히 수리진도 아비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이에 포기하지 않고 아비의 양어머니에게까지 가서 아비의 행방을 물어보는 루루. 아비의 친구는 루루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와 아비가 필리핀으로 떠났다고 말해준다. 아비의 친구는 아비가 그에게 준 차를 판 돈을 루루에게 건네주며 이 돈으로 아비를 찾으러 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 아비를 찾지 못하면 자신에게 돌아오라고 말한다. 

 

한편 아비는 어머니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지만, 친어머니는 아비를 만나주지 않는다. 선원이 되어 배를 타기 위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던 경찰(유덕화). 어머니에게 문전박대당한 후 만취하여 길거리에 쓰러지는 아비. 선원이 아비를 발견하여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온다. 둘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둘은 필리핀의 식당에서 식사하고 아비는 식당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선원 또한 거기에 휘말리게 되고 같이 도망친다. 선원은 무책임한 아비의 모습에 염증을 느껴 헤어지려 한다. 선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배에 총을 맞는 아비. 아비는 죽음을 맞이한다. 아비를 찾아 필리핀을 찾아온 루루.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 선원이 경찰일 때 수리진의 전화를 기다리던 공중전화가 울리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다. 갑자기 화면이 바뀌어 외출을 준비하는 한 남자(양조위)의 모습이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아비정전 스틸컷

스틸컷1

1. 아비(장국영)의 치명적인 대쉬

아비정전은 수리진(양만옥)에 대한 아비(장국영)의 노골적인 대쉬로 시작한다.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에요.` 라고 말하는 아비의 말에 `어젯밤 꿈에 당신 본 적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수리진. 그 대답을 `물론이지 한숨도 못 잤을 테니` 라고 받아치는 아비. 부드러운 노이즈가 낀 필름룩, 어두운듯하지만 서정적인 조명, 어딘가 꿈결처럼 왜곡된 배경음과 노이즈, 아름다운 청춘의 남녀, 도발적이지만 어딘가 시와 닮아있는 대사. 아비정전은 시작부터 치명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스틸컷2

2. 극강의 필름룩

요즘 같은 디지털 영화 제작 방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룩이 나온다. 물론 요즘에도 필름룩을 재현하는 디지털 제작 방식은 존재하지만, 플름 시절 영화의 감성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것을 단순히 기술적 영역으로 치부할 순 없다. 인간의 추억, 그 시절 배우들의 모습, 그 시대의 풍경과 소품 등 다양한 미장셴들이 유기적으로 만들어낸 총체적 감성의 결과물이 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비정전 평론

평론1

1. 나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영상으로 쓰인 시` 라고 생각한다.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어젯밤 꿈에 당신 본 적 없어요
물론이지 한숨도 못 잤을 테니

내 시계 좀 봐요!
내가 왜요?
그냥 잠깐만요, 좀
오늘은 16일... 4월 16일 1960년 4월 16일 3시 일 분전
당신과 여기 같이 있고 당신 덕분에 난 항상 이 순간을 기억하겠군요. 이건 당신이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죠.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 내일 또 오죠.
그 순간 기억해뒀죠? 몰라요. 하지만 난 정말 그를 잊지 못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대사들은 구어체보다는 문어체 같고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다. 보통 영화에서 이러한 대사가 등장하면 영화는 작위적인 느낌이 느껴지고 현학적인 불쾌함 같은 것이 생겨난다. 하지만 아비정전에서 이러한 대사들은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감각적인 영상처럼 감각적으로 작용한다. 구어체는 아니지만, 문어체 같은 어색함이나 딱딱함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구어체보다 산뜻하다.

 

평론2

2. 나쁜남자 아비

아비정전이 시 같은 대사와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현학적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캐릭터의 생동감에 있다. 특히 아비라는 캐릭터는 시 같은 이야기 속에 있지만, 시처럼 모호하지 않다. 그는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다. 그는 로맨틱하지만 냉정한 면이 있고, 때로는 폭력적이고 자기 파괴적이다.

 

평론3

3. 스쳐 지나가는 사랑과 홍콩

다리는 없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나는 것 이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었다. 이 새가 땅에 닿는 날은 생애에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다.
아비가 수리진을 떠나 보내고 루루와 하룻밤을 보낸 후, 그마저도 염증을 느낄 때 하는 독백이다. 이는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아비의 연애관을 보여준다. 아비는 어떤 여자에게도 정착하지 못한다. 루루와 수리진 이전에도 수많은 여자를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또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아비의 모습은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시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정론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 왕가위 감독 또한 홍콩 사람이다.) 비단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염두에 두어 공감하지 않는다 해도 이러한 아비의 불안이나 왕가위 감독의 주제의식은 2020년을 사는 현대인들 에게도 관통되는 내용이다. 또한, 이러한 주제 의식은 특정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시대의 `청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평론4

4. 머물지 못하는 사람들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는 사람은 비단 아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리진 또한 본래 고향은 마카오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한다. 루루 또한 집이 있지만, 아비를 만난 이후로 아비 집에 얹혀살며 이곳에 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며 자조한다. 아비의 양어머니 또한 한 남성편력이 있어 보이고 심지어 경찰(유덕화) 또한 야간 순찰 때문에 한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존재로 등장하고 더 나아가 그는 선원이 된다. 존재와 관계의 불안, 엇나감은 아비정전의 주제이기도 하고 왕가위 작품세계의 주제이기도 하다.

 

5. 영화 후반부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영화의 밀도와 그 배경

아비정전의 엔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뜬금없이 외출을 준비하는 한 남자(양조위)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아비정전 제작의 비하인드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아비정전의 엔딩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더 나아가 비하인드를 아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영화의 완성도 자체를 좀먹는 연출임에는 변함이 없다. 아비정전 자체가 2부작을 염두에 둔 작품이고, 아비정전 2 에서는 양조위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엔딩이 나왔다고는 하나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아무리 2부작을 염두에 두었다고는 하나 이러한 엔딩장면으로 인해 어머니를 찾는 과정까지 팽팽하고 밀도 있게 진행되던 이야기는 힘을 잃고 관객은 당황하게 된다.
사실 영화의 완성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은 아비가 친어머니를 찾으러 필리핀으로 떠나고, 친어머니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시점부터 이다. 이때부터 아비정전은 마치 다른 영화가 된 것처럼 완성도가 현격히 떨어진다. 선원이 된 경찰과 아비가 다시 만나는 설정도 억지스럽고 아비의 죽음도 너무 갑작스럽고 개연성이 없게 느껴진다.

 

'아비는 친어머니에게 문전박대당하고 만취하여 길거리에 쓰러져 잠든사이 강도에게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수리진은 매표소에서 쓸쓸한 일상을 보낸다. 루루는 아비를 찾기 위해 필리핀으로 떠난다' 차라리 이런식의 엔딩이 아비정전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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