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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사진

영화 '13층'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 후 읽기를 권합니다.

태블릿이나 PC환경에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허상을 사랑할 순 없어.
하지만 당신은 내게 그 무엇보다 생생한 존재죠.

 

13층 평점

왓챠: 3.7/5

IMDb: 7.1/10

메타크리틱메타스코어(전문가 평점) = 36/100 ,  유저 스코어 = 2.8/10

로튼토마토전문가 평가: 30/100 , 관객 평가: 64/100

* 이 영화는 메타크리틱과 로튼토마토에서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유저 스코어 또한 매우 낮은편인데, 전문가 평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낮은 평점을 준 이유를 찾아보니 'SF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는점, 전반적인 플롯과 연출이 TV드라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점'이 대표적이었다.

전체 평균점수 : 50.5

JMS(Just Movie Score) : 60/100

*JM은 필자가 왓챠에서 만점을 준 영화를 기준으로 선별,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JMS란 별5개 영화중최하점을 0점 최고점을 100점으로 환산하여 선정한 점수입니다.

 

13층 스토리

  1937년 LA의 한 호텔. 화려한 장식과 요란한 무용수들 사이로 갑부로 보이는 60대의 노인 그리어슨(아민 윌러 스탈 분)이 홀을 가로지른다. 그리어슨은 침통한 얼굴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바텐더 애쉬톤(빈센트 도노프리오 분)에게 중요한 편지를 맡긴 뒤 집으로 향한다. 조용히 침대에 누운 그의 눈이 번쩍하는 순간, 화면은 또 다른 차원인 1999년 LA의 빌딩 속 13층으로 이동한다.
  시뮬레이션 게임기에서 일어난 풀러(아만 뮐러스탈 분)는 능숙하게 빌딩을 나선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 누군가 쫓기는 듯 위태로워 보이는데. 잠에서 깨어난 홀(크랙 비에르코 분)은 휘청거리며 자신의 거실을 둘러 보다가, 충격을 받는다. 바닥에는 피묻은 셔츠와 핏자국이 널려있지만, 홀은 지난 밤 자신이 무엇을 했는 지 좀처럼 기억할 수가 없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풀러가 살해당했다는 긴박한 전화를 받는다. 풀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홀은 지난 밤, 자신의 아리바이가 불충분한 점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형사의 태도에 기분이 상한다. 더군다나, 생전 처음 본 여자가 풀러의 딸임을 자처하며 나타나자 홀은 그녀의 존재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풀러의 딸, 제인(그레첸 몰 분)은 아버지의 죽음과 동시에 회사를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그 사실을 숨긴 채 홀에게 관심을 보인다.
  홀은 풀러의 죽음에 의구심을 갖고 그의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홀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휘트니(빈센트 도노프리오 분)를 통해서 풀러가 자신이 만든 가상세계에서 무슨 일인가를 꾸미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이 직접 가상 세계로 들어가기로 한다. 휘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상 게임기에 몸을 누운 홀은 1937년의 은행원 퍼거슨의 몸을 빌어 눈을 뜬다. 퍼거슨을 통해 바라본 30년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진짜’였으며, 가상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조차 모두 컴퓨터로 창조된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생생하였다. 퍼거슨은 우여곡절끝에 풀러가 잘 다니던 호텔의 바에서 바텐더 애쉬톤을 만난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애쉬톤은 풀러(그리어슨)이 맡긴 편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현재로 돌아온 홀에게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나타난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살인자는 다름아닌 홀이며, 묵인을 조건으로 대가를 흥정한다. 홀은 자신이 풀러를 살해했음을 본능적으로 믿게 되는데.

 

[네이버 영화에서 발췌]

 

13층 스틸컷

스틸컷1

1. CG를 남발하지 않는 SF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SF영화들에는 화려한 CG가 등장한다. 사실 필자도 마찬가지였고, 많은 사람들은 SF영화의 완성도는 그 영화의 CG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SF영화의 화신이 된 '매트릭스'의 경우에도 360도 촬영 기법 등 촬영 기술 측면에서도 영화의 내용 만큼이나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13층 에서는 CG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세계의 끝의 디지털화된 풍경, 다른 인격체에 접속할 때 나오는 화면이 사실 CG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층은 다른 장르의 영화들보다도 CG가 적게 들어간 영화이다. 구성적 탄탄함과 근사한 이야기만 있다면 CG 없이도 훌륭한 SF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영화인 셈이다. 

P.S 엔딩씬을 제외하면 영화의 배경은 1937년과 1999년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오히려 아날로그적이고 클레식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촌스럽진 않다.

 

스틸컷2

2. 존 퍼거슨과 더글라스의 인격 간섭
더글라스는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춤도 추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부턴가가 담배를 피우고 있고 자연스럽게 제인과 춤을 춘다. 이것은 더글라스가 1937년 가상현실 세계에 있는 존 퍼거슨의 몸에 접속하면서 그의 습관이나 취미의 기억이 그에게 전이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스틸컷3

3. 더글라스의 윤리관 변화
더글라스가 진실을 알기 전 까지 그는 존 퍼거슨을 하나의 전기신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직장생활에 피해가 가는 행동도 서슴없이 저지르고, 그가 한창 춤 경영대회중일 때도 별다른 설명 없이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물론 제한시간의 영향도 크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더글라스는 존 퍼거슨의 일상을 해집어 놓는 일에 거침이 없다.) 하지만 고뇌하고 분노하는 애쉬톤을 보며 그들에게도 인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고 인식이 전환된다.  

 

 

스틸컷4

4. 풀러의 윤리관
사실 가상현실 세계의 인격체에 대한 더글라스의 윤리관은 풀러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고, 풀러는 데이빗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풀러는 그리슨의 부부관계가 파탄 나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 살인을 저지르는 데이비드는 사실 언급할 필요도 없다. 

 

13층 평론

1. 탄탄한 구성
쉬운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은 무지한 것보다 못하고, 어려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나는 이것이 진정한 지성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13층의 이야기는 복잡하게 가려면 한도 끝도 없이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더글라스가 자신이 1999년의 가상세계에 살고 있는 가상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복잡한 설명이나 억지 없이 나타샤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만으로 모든 진실의 베일이 벗겨진다. 이것은 그전까지 기시감을 느끼는 등장인물을 통해 쌓아 올린 정교한 이야기 구성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13층에는 신파(감정이나 설명의 과잉)가 없다.

 

평론2

2. 영화 맨 처음 나오는 데카르트의 말
필자는 개인적으로 영화 시작 전에 명언이나 어떤 문구가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 지나치게 현학적인 느낌이고 다른이의 말에 기대는 비겁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13층에 등장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말은 현학적이거나 말에 기대는 느낌 없이 영화의 주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데카르트의 이 말은 가상의 인격체도 사고를 하기 때문에 실존하는 것으로 취급을 할 수 있다는 의미, 두 번째로 과학의 발달로 생각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3. 일종의 허상을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
사실 데이빗이 전자 인격을 살해하고, 풀러가 전자 인격의 가정을 파탄 내는 행위는 전자 인격의 인권이나 실존에 대한 고찰보다는, 그런 행위를 저질렀을 때 법적인 처벌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데이비드의 경우) 혹은 도덕적인 책임에 벗어나 현실로 도피할 수 있느냐(풀러의 경우)의 여부와 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전자 인격이 존재하지 않는 2020년 현실에서도 사람을 죽여도 처벌하지 않는다거나 바람을 피우고 외도를 저질러도 그 비윤리적 행동에 완벽하게 도피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살인과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르고 다닐 것이다. 따라서 13층이라는 영화 자체는 과학 발전에 따른 윤리관의 변화나 인식의 전환에 대한 심오한 주제를 던져주지는 못한다. 그보다는 순수한 재미와 약간의 사유할 거리를 던져줄 뿐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나는 인간이 실존하지 않는 일종의 허상과 사랑에 빠지거나 실존하는 인간보다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이미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 심지어 신화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에게 매료되어왔다. 심지어 그러한 존재가 나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내 옆에 있는 그 누구보다 더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단순히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채팅 이라는 소통 방식을 통해서도 누군가와 친구가 되거나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가 제일 사랑했던 사람도 어느 일본 작가의 인터넷 팬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의 글이나 그 사람과의 채팅을 통해 실제로 보기 전부터 강한 끌림을 느꼈다. 

 

4. 엔딩의 의미
이 영화의 엔딩은 풀러와 똑같이 생긴 제인의 아버지, 2024년에서 깨어난 더글라스를 통해 영화에 등장했던 다양한 떡밥들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며 끝이난다. 또한 우리는 이 엔딩을 통해 감독이 가상현실의 인격체나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에 대해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유추해 볼 수 있다. 결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더글라스에 대한 제인의 사랑이다. 13층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들은 더글라스의 인격을 자신의 세계로 불러내기 위한 제인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결국 감독은 더글라스와 사랑에 빠진 제인의 모습을 통해 실체가 없는 가상 인격도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가치와 고결함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메트릭스처럼 거창한 이야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러한 결말에 시시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미시적인 발단이 거시적 결말이나 과정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 방식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스타크레프트2'에서 우주의 존폐를 놓고 벌이는 종족 간의 우주전쟁이 짐 레이너와 사라 케리건의 사랑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은 우주와도 같아서 한 개인의 감정을 미시적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폐일 수도 있겠다.

 

평론6

6. 영화의 허점
영화에서 전자 인격체는 자신이 가상 현실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지만 알 수 없는 오류로 인해 그것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유추 할 수 있는 사실은 각각의 가상현실은 하나의 도시를 제외한 지역을 구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류라기 보다는 프로그래밍의 허술함처럼 보이고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최소한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만 구현했더라도 가상현실에 대한 확증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연성을 해치는 수준의 설정이라기보다는 보고 나서 살짝 의아한 수준의 설정.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크시티'를 봐도 비슷한 설정을 엿볼 수 있는데 다크시티에서는 실험체인 인간들에게 진실을 숨기기 위해 실험자인 외계인들은 도시의 끝을 벽으로 마감했다. 황량한 디지털 풍경보다는 차라리 다크시티의 설정이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역할과 개성이 분명한 여타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연쇄 살인마로 변한 데이빗이라는 캐릭터는 그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비중이 지나치게 적고, 동화에 등장하는 절대악을 연상시킬 정도로 1차원적이다. 그의 살인 동기도 불문명 한데, 가상현실의 진실을 알게 된 풀러를 죽이기 위한 살인인지, 더글라스에 대한 질투 때문인지, 단순히 유희를 위함인지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살인 동기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고 광기에 휩싸인 사이코라고 보기에 대 애매해서 데이비드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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