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가 60억이요? 요즘 60억 안들어가요. 지구인구가 60억인데 무슨..
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후 읽기를 권합니다.
태블릿이나 PC환경에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스토리가 길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스킵하시고 스틸컷과 평론만 읽으셔도 됩니다.
은하해방전선 평론
왓챠: 3.4/5
IMDb: 6.5/1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전문가 평점) = - , 유저 스코어 = -
로튼토마토: 전문가 평가= - , 관객 평가= -
전체 평균점수 : 69/100
JMS(Just Movie Score) : 90/100
*JM은 필자가 왓챠에서 만점을 준 영화를 기준으로 선별,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JMS란 별5개 영화중최하점을 0점 최고점을 100점으로 환산하여 선정한 점수입니다.
은하해방전선 스토리
괴성을 지르는 배우들과 스텝들의 모습들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감독으로서 입봉을 꿈꾸는 초짜 감독 영재는 어딘가 힘들어 보인다.
박혁권은 '은하해방전선' 이라는 특촬물에서 히어로로 출연했던 배우로 복화술이 특기인 듯하다. 박혁권은 자신이 출연했던 특촬물이 끝나자 일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한편 영재는 정 PD와 만난다. 정 PD는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배우와, 좀 더 자극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차로 이동하면서 운전을 해주는 스텝에게 자신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의 시놉시스를 말해주는 영재, 시나리오의 내용에 어딘지 영재의 자전적 이야기가 섞여 있는 것 같다.
자신의 후배들이 하나 둘 씩 입봉 하자 불안해하는 영재. 영재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미묘하다. 영재가 섭외하고 싶어 하는 '기무라 레이'라는 일본 아이돌 출신 배우가 영화제 참석차 내한을 했는데, 영재의 영화 제작사 대표가 보내준 영재의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낀 듯하다. 기무라 레이의 흥미를 끌기 위해 혈안이 된 영재의 스텝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이 나오고 영재는 그 사이에서 힘들어한다.
은하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영재. 영재는 은하와 있을 때도 항상 말이 많았다. 무심코 던진 말로 은하에게 상처를 주는 영재. 투자자와 미팅 약속이 잡힌 영재, 하지만 영재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실어증에 걸린 것이다. 투자자와의 미팅 자리에서 실어증에 걸린 영재를 위해 복화술로 영재의 말을 대신해주기로 한 박혁권.
영재가 노트북으로 할 말을 치면 박혁권이 대신 복화술로 말 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다. 복화술로 영재의 말을 대신해 주던 박혁권, 갑자기 자신도 이번 영화에 출연할 것이라는 돌발 발언을 한다. 이 말은 영재가 노트북으로 친 말이 아니라 박혁권이 영재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돌발적으로 한 한 발언이다.
실어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는 영재. 스텝끼리 술을 마시는 자리, 정PD부터 제작사 대표까지 지지부진한 영재의 시나리오에 대해 참견하기 시작한다. 술자리에서 동시녹음 스텝 은진은 다른 사람들과 시비가 붙는다. 혼자 밖에 나와 붐 마이크로 바닷소리를 듣던 은진은 실어증에 걸려 말이 없어진 영재에게 호감을 느끼고 영재와 은진은 키스를 한다. 같이 밤을 보내는 은진과 영재.
다음날 아침 이번에는 영재의 목에서 플룻 소리가 나온다. 마이크를 이용해서 이야기하면 정상적인 소리로 들리는 영재의 목소리. 영재는 입으로 플룻 소리뿐만 아니라 색소폰 소리, 트럼펫 소리 등 다양한 금관악기의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은하와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는 영재.
기무라 레이는 영재의 영화에 출연할 것 처럼 이야기 하지만, 다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기로 하고 대신 자신의 소속사 있는 무명 여배우를 추천한다. 실의에 빠진 영재와 스텝들. 헤어진 은하와 화상채팅으로 대화를 하는 영재. 뒤늦게 은하의 소중함을 깨닫고 은하에게 사랑한다 말 하지만 이미 은하의 마음은 떠났다.
기무라 레이의 섭외가 실패로 끝나자 영재의 목소리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실의에 빠진 영재에게 다가오는 한 행사 스텝, 그녀는 말도 하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지만, 영재의 단편과 그의 노래를 잘 봤다고 전한다. 그녀의 이름은 은성이다. 친해지는 두 사람. 1년 후 결국 영화를 찍는 영재. 영재가 말하던 시나리오는 결국 특촬물이 되었고 주연도 박혁권이지만 결국 영재는 영화를 찍었다. 영재는 은성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은하해방전선 스틸컷
1. 기발하고 독창적며 과감한 몽타주와 내레이션
은하해방전선 영화 중간중간 몽타주 형식의 편집에 다양한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빠른 리듬으로 내레이션 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내레이션이 나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은하해방전선에 나오는 이 빠르고 개별적이며 다소 자극적인 대사들도 섞여 있는 이 영화의 내레이션은 무척 마음에 든다.
-플룻이 플롯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
-OO의 귀는 성감대이다-
-신 자유주의와 한국 영화산업의 전망-
두서없이 위 같은 내용의 내레이션이 다양한 등장인물의 목소리로 등장하고, 때로는 합창하듯 여러 사람이 같이 내레이션 한다.
2. 매력적인 캐릭터 은진
동시녹음 스텝 은진 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말 없는 사람을 좋아하고 붐 마이크로 파도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며 다른 사람과 키스를 할 때도 붐 마이크를 통해 그 소리를 듣는 괴짜 캐릭터이다. 하지만 필자도 영화 제작 현장에서 동시녹음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어쩐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실제로 필자 또한 동시녹음을 하다 촬영 현장에서 심란한 마음이 들면 붐 마이크로 주변 풍경음을 듣곤 했다.) 괴짜지만 왠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3. 영재가 GV를 하는 꿈에서 뜬금없이 은하가 등장하여 영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은하다.
은하야 나 꿈꿨어.
무슨 꿈? 영화 끝나는 꿈?
내가 우는 꿈.
울지 마 영재야.
영재의 목소리는 플룻 소리로 나오고 자막이 달리지만 전혀 우스꽝 스럽지 않고 왠지 가슴이 짠 해진다. 설정이 우스꽝 스러울지언정 등장인물이 하는 말들은 우스꽝 스럽지 않다.
은하해방전선 평론
1. 사랑스러운 망설임
남녀 간의 소통, 사람 간의 소통, 개인과 사회와의 소통이 영화의 메인 주제라고 생각하지만, 다소 정치적이고 사회 참여적인 색채도 강하다. 지하철에서 해고노동자 후원금을 받는 여자에게 빨갱이라고 소리 지르는 아저씨, 실어증에 걸린 영재가 실어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의사와 대화를 하면서 '친척 중에 조선일보 기자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영화 속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속 영재도, 실제 윤성호 감독도 확신하지 못한다. 영화속 영재는 사회참여적인 내용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것도 여자에게 관심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실제로 입봉을 하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 또한 사회참여적이기보다는 영화 제작을 위한 투자를 의식한 내용이다. 심지어 영화에서 언급되는 스텝이 쓰고 있다는 시나리오에서의 주인공 조차 남한과 북한의 채제 사이에서 방황한다. 영재가 극 중 부르는 노래 가사도 '모르겠어요'이다. 확신하지 못하는 것, 다시 말해 '망설임'은 영화 전체, 더 나아가 윤성호 감독 자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처럼 느껴진다.
2. 자기 검열의 예술화
평론 1에서 언급한 일종의 '망설임'은 '수다스러움'을 파생한다. 실제로 영재는 말이 많다. 그는 실어증이 걸리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 영화에서 수다스러움은 진솔함, 사랑스러움, 인간미 같은 긍정적 요소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긍정적 요소는 영화 속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을 넘어서 윤성호라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까지 확장될 정도로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맹신하고 아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무슨 말을 하든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고, 실제로 필자 또한 '기존 사회의 가치관에 반하는 자기 확신' 이 창작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창작물에서 창작자의 망설임은 자의식 과잉 혹은 자기 연민으로 빠져 관객을 불편하게 하거나, 관객이 이해하기 힘든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몇몇 극소수의 창작자는 이러한 망설임, 혹은 자기 검열을 자신의 창작물에 주제의식으로 삼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데, 래퍼 '이센스' , 영화감독 '윤성호'가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3. 개인사적으로 더욱 특별한 영화
은하해방전선은 필자가 별5개를 준 영화 중에서도 특히 아끼는 영화이다. 과도한 설정들이 난무하고, 줄거리는 산만하며 자기연민으로 빠지는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친듯이 사랑스럽고 창의적이며 진솔함이 느껴지는 영화다. 사설이지만, 극중 기무라 레이로 등장하는 최시형 씨와 조연출로 만난적이 있어 더욱 나에게는 더욱 특별한 영화이지 싶다.
4. 대중성에 대한 아쉬움
만약 윤성호 감독이 상업영화를 찍게 된다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는 찍지 못할 것이다. 은하해방전선은 잘 만든 독립영화임은 확실하지만, 오히려 독립영화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모두 살린 나머지 상업영화로서의 가능성은 거이 보여주지 못한다. 윤성호 감독은 2020년 현재까지 상업영화를 찍지 못했다(혹은 않았다.) 윤성호 감독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사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윤성호 감독이 상업영화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상업 영화를 찍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고, 그 과정에서 봉준호처럼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접목하는 최적의 창작 시스템을 찾아보란 듯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열렬한 팬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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