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시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후 읽기를 권합니다.
태블릿이나 PC환경에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사랑해 존, 그런 건 가짜로 꾸며낼 수 없잖아.
다크시티 평점
왓챠: 3.6/5
IMDb: 7.6/1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전문가 평점) = 66/100 , 유저 스코어 = 8.5/10
로튼토마토: 전문가 평가: 76/100 , 관객 평가: 85/100
전체 평균점수: 76.6
JMS(Just Movie Score) : 65/100
*JM은 필자가 왓챠에서 만점을 준 영화를 기준으로 선별,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JMS란 별5개 영화중최하점을 0점 최고점을 100점으로 환산하여 선정한 점수입니다.
다크시티 스토리
{태초에 암흑이 있었다. 그리고 이방인이 찾아왔다. 시간이 존재한 순간부터 있어왔던 그들은 정신으로 물질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고도의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이 능력을 '튜닝'이라 불렀다. 그러나 문명이 쇠락하여 멸종 위기에 달하자, 자신들의 별을 버리고 치유할 방법을 찾아 기약없는 길을 떠났다. 그리하여 도달한 곳이 우주 반대편의 초록별 바로 우리의 지구였다. 그들은 드디어 찾던 별을 찾았다고 했다. 난 다니엘 슈리버 박사. 인간이며 이방인의 실험을 돕고 있다. 난 동족의 배신자다.}
자정 12시, 거대한 도시는 한순간 정지되고, 모든 인류는 수면 상태로 빠져든다. 초고층 빌딩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세워진다. 그리고, 시침과 분침이 엇갈리는 순간, 방금 전까지 잠에 빠졌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잡한 도시의 분주한 밤을 움직인다. 도대체, 이 도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무엇 때문엔가, 깜짝 놀라 잠이 깬 존 머독(John Murdoch: 루퍼스 스웰 분)은 자신이 왜 낯선 호텔에서 잠들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몹시 격분했던 한 순간의 감정이 남아있을 뿐 지난 일들에 대한 기억은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존 머독이라는 이름마저도 생소한 그는 호텔의 물건들을 살펴보던 중 존 머독이 잔혹한 연쇄살인범으로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절모를 쓴 검은 옷의 무리와 범스테드 수사과(Inspector Frank Bumstead: 윌리엄 허트 분)의 집요한 추적을 받으며 존은 잊혀진 기억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실마리를 하나하나 추적하던 존은 12시, 모든 사람들이 잠든 사이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을 목격한다. 거대한 도시와 사람들의 기억은 그를 쫓던 정체 모를 이방인들에 의해 사라지고 바꿔치기 되는 것이다. 그들은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시간을 멈추고 주위의 현실마저도 바꿔버리는(이 과정은 '튜닝'이라고 불리운다) 염력을 지니고 있다.
[스포일러] 머독은 위기에 처한 순간, 염력으로 그들을 따돌리면서 자신에게도 튜닝의 능력이 있으며, 오직 자신만이 이방인들의 통제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머독은 그들에게 위협적인 존재인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슈레버 박사(Dr. Daniel Poe Schreber: 키퍼 서덜랜드 분)의 도움을 받으며, 머독은 이방인들의 근처에 머물며 과거의 기억에 대한 미궁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맞추어간다. 셸비치에서의 어린 시절, 아내 에마(Emma Murdoch/Anna: 제니퍼 코넬리 분)와의 사랑, 그리고 연쇄살인에 대한 단서가 하나씩 윤곽을 드내러고 이방인들의 엄청난 음모의 내막을 알아낸다. 이방인들을 도와주던 과학자 슈레버는 머독을 이용하여 이들에게 대항할 계획을 세우고 마침내 기억을 되찾지만 기다리는 현실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세계와의 만남이다.
[네이버 영화에서 발췌]
다크시티 스틸컷
1.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컷
영화에 나오는 자판기 식당 씬을 보면서 왠지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혹스'라는 그림이 생각났다. 두 이미지가 풍기는 느낌은 비슷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무채색의 다크시티 보다 유채색의 나이크 혹스가 더 건조해 보인다는 것이다.
2. 제니퍼 코넬리의 압도적 이미지
외모가 뛰어난 배우로 유명한 제니퍼 코넬리가 등장한다. 그녀의 이미지는 압도적이다. 그녀가 노래를 마친 후 드레스를 입고 코넬리 특유의 신비로운 표정으로 어두운 복도를 걸어가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몽환적이다.
3. 훌륭한 프로덕션 디자인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이 훌륭하다. 시대를 감안해도 용서가 안 되는 조악한 CG는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 CG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에 후술 하겠지만 또 하필 다크시티 개봉 1년 후 매트릭스가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CG를 제외한 프로덕션 디자인의 완성도는 매트릭스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무미건조하면서도 차갑고 어두우며 잔혹한 느낌이 강하면서도 때로는 감성적인 느낌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다크시티의 프로덕션 디자인에 극호감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체불명의 존재의 모습이, 내가 좋아하는 헬레이져의 악역 수도사들, 그리고 베르세르크에 등장하는 고드헨드의 모습과 닮아있어서 이다.
4. 조악한 CG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북과 머독의 튜닝(초능력) 대결 시퀀스는 다크시티에 사용된 CG의 조악함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다크시티의 조악한 CG가 영화 자체를 갉아먹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크시티가 애초에 CG의 화려함을 주력으로 삼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물론 CG 퀄리티 자체가 높았다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제작비 등의 문제로 높은 수준의 CG를 구현할 수 없었다면, 최소한 머독과 북의 튜닝 대결에 등장하는 CG의 분량을 줄이거나 짧고 임팩트 있게 연출하는 영리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5. 벽을 부수는 행위와 카타르시스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는 머독과 범스테드가 도시의 끝에 있는 벽을 부수는 장면이다. 도시의 막다른 벽을 마주했을 때 필자는 머독과 범스테드가 좌절하거나 머독이 초능력을 발휘해 벽을 부수거나 문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둘은 곧바로 직접 벽을 부순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벽을 물리적인 힘을 통해 직접 허무는 행위는 관객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영상화하기 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염두했을 감독의 통찰력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6. 차갑고 어두운 도시와 따듯한 사람들
차갑고 어두운 도시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실 이영화는 SF 휴머니즘 영화에 가깝다. 인간을 개별성과 영혼을 가진 존재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려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사랑에 대한 믿음, 기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머독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는 안나의 모습 속에서 이러한 휴머니즘은 증폭된다. 디스토피아 SF 영화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랑해 존, 그런 건 가짜로 꾸며낼 수 없잖아.'
이다.
다크시티 평론
1. 낯선 곳에서 깨어나는 상황과 인간의 탄생
낯선 곳에서 아무런 기억이 없이 깨어난다는 것은 생명의 탄생과 유사하다. 우리에게 태어나는 순간은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는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타인과 완벽한 일체감을 느끼던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을 나와 세상에 태어나는 날 그 완벽한 일체감을 영원히 잃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체 낯선 곳에서 깨어나는' 설정은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관객의 근원적 트라우마를 건드려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미 상당히 많은 매체들이 스토리에 이러한 구성을 사용함으로써 이제는 어느 정도 클리셰가 된 느낌도 있지만.
2. 비판의 여지
다크시티가 B급 감성이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조악한 CG이지만, 그것 외에도 언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영화의 내용과 큰 상관없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여성 메이가 머독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시퀀스에서 나오는 메이의 상반신 노출 장면은 영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장면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영화의 흐름과는 큰 관련이 없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건강한 남성이라면 이러한 노출 장면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이유는 없지만, 보수적 관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는 장면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3. 소용돌이의 두가지 상반된 상징
살인마의 기억이 주입된 머독이 여자를 살해할 때 몸에 소용돌이 모양의 상처를 낸다. 범스테드가 머독 사건에 대해 의문점을 가질 때도 그의 커피에는 소용돌이가 생긴다. 다크시티에서 소용돌이는 무한히 조작되어 반복되는 다크시티의 구조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등장한다.
반면, 머독이 진화한 인류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머독의 지문은 얼핏 보면 소용돌이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상징하는 바는 소용돌이와 반대이다. 지문은 정체불명의 존재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영혼(개별성)을 상징한다. 인간은 저마다 고유한 패턴의 지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화해와 용서 '슈퍼 에이트' (0) | 2020.10.14 |
---|---|
[영화] 삶과 죽음의 충동 '철남 테츠오' (0) | 2020.10.13 |
[영화] 말할수 없는 상처 '파수꾼' (0) | 2020.10.12 |
[영화] 죽음과 웃음 '춘몽' (0) | 2020.10.11 |
[영화] 영리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스승의 은혜' (0) | 2020.10.09 |
[영화] 사랑스런 망설임 '은하해방전선' (0) | 2020.10.08 |
[영화] 주성치의 SF 코믹 드라마 '장강7호' (0) | 2020.10.07 |
[영화] 기예르모의 장편 데뷔작 '미믹' (0) | 2020.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