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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es24

1편부터 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 참조해주세요~

2021/03/10 - [책/소설] - 공의경계 명대사, 명문장, 코멘트 1편

공의경계 명대사, 명문장, 코멘트 2편

내가 아주 어릴 때, 소꿉놀이를 하다 
손바닥을 베인 적이 있었습니다.
빌린 것, 모조품, 만든 것.
그런 작은 요리 도구 중에
진짜가 한가지 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식이 멋진 가느다란 칼날을 손에 들고 놀던 나는,
어느 틈엔가 손가락 사이를 깊숙이 베였습니다.
손바닥을 새빨갛게 하여 어머니에게 돌아가자,
어머니는 나를 야단치신 후,
울음을 터트리며 부드럽게 안아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팠지, 하고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나는 그런 뜻을 알 수 없는 말보다
꼬옥 안아주는 것이 기뻐서 어머니와 함께 울기 시작했습니다.
후지노, 상처는 나으면 아프지 않아.
하얀 붕대를 감으면서 어머니는 말합니다.
나는 그 말의 의미도 모릅니다.
단 한 번도 아프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 공의경계 통각잔류편은 고통(감각 전반)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가 빌런으로 등장합니다. 통각잔류는 위의 시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그와 상반되는 강한 감정선이 느껴지는 문장이 좋았습니다. 물론,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위의 문장은 작가의 세계관 설정에 모순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가의 말에 의하면,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런 자극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결국 아무런 감정도 갖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어머니와 함께 우는 상황은 작가의 설정에 의하면 나올 수 없는 것이죠. (감동 파괴 죄송..) 

 

감각과 통증, 온도 감 등을 맛보게 하는 표재감각
육체의 움직임 위치감을 자신에게 보고하는 심부감각
감각이 없어도 몸이 제대로 움직이니까 그 의외는 자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감각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몸이, 없다.
만져도 그것을 만지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저 눈으로 보고, 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뿐인 현실. 그런 것은 책을 읽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허구의 사실, 가공의 이야기와 뭐가 다른가. 
걸어도 몸만 움직이는 것뿐. 지면의 반동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다리가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밖에 없다. 아니, 그런 인식조차도 눈으로 보고서야 겨우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희박한 것이다. 감각이 없다. 그것은 몸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유령이나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그들에게 모든 현실은 그저 구경만 하고 있을 뿐인 것. 만지고 있어도 만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 않는가. ‘인격’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개인이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반응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현상’으로 표현돼.
사람의 정신...... 다정함과 미움은 자신의 내부에서 절대 스스로 발생하지 않아. 마음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없으면 활동하지 않지. 그렇기 때문에 아픔이 있어. 아프지 않다는 것은 식어있다는 것이야. 선천적인 무통증 환자는 인격이 결여되어있어. 아니. 만들기 힘들어. 성장 과정에서 인격형성이 제대로 되지 못한 자는, 오랫동안 무감동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지. 그런 증세의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의 당연한 사고와 기호가 없어.

 

- 제가 위에 언급한 작가의 설정 모순에 대한 지적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문장입니다. (모순을 저격하기 위해서 인용한 부분은 아닙니다. ㅋㅋ;;)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들과 전혀 다른 사고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통각상실증' 이라는 병은 실제로 존재했고, 자신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이나 괴로운 등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했습니다. (뭐야? 유사과학이 아니었잖아??!)

나스 키노코는 현실에 존재하는 일종의 현상을 라이트 노벨의 영약으로 끌고와 근사한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에 정말 탁월한 능력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칼이 점퍼를 뚫고 들어간 자리가 씹혀 있었고 빼낸 자리도 속도감이 없어 깔끔하지 못했다. 그의 서툰 칼질은 급소를 조준하는 집중력이 없었고 표적을 빠르고 깊이 쑤시는 악력이 빠져 있었다.

 

- 그냥 표현이 멋있어서 옮겨와봤습니다. 이건 권남희 님의 능숙한 번역 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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