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출처: Yes24

 

 

총점: 😍😍😍 (3/5)

 

1. 열도의 최강케 미야모토 무사시?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슬랭 덩크>라는 만화로도 유명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작품 <배가본드>를 통해서였다. 강해지고 하는 집념과 인간으로서의 번민 사이에서 성장하는 무사시를 보면서 깊은 감명을 얻었고, 무엇보다 나는 <배가본드>라는 만화를 통해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될만한 구절을 얻게 되었다.

 

'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기에 나는 무한히 자유롭다'

(본문의 내용은 이것보다 좀 더 깁니다.)

 

모순적인 말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개똥철학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무척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어떤 존재에 의해 나의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결정으로 가는 과정(선택)에서 나는 무한히 자유롭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론의 틀 안에서 자유를 논하는 이 구절은 그 자체로 문학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계기로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다양한 매체 속에 등장하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보던 중 문득, 그가 죽기 전에 남겼다는 <오륜서>라는 책에 대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뭐하는 책인고

오륜서는 병법서이자 결전에 임하는 검객의 태도와 마음가짐, 싸움법를 다루고 있다. 

물론 2021년 현재, 우리는 칼을 차고 다니지도 않고, 누군가와 목숨을 걸고 대결을 벌일 일도 없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검객이자 무장이다. 누군가와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경쟁(대결)을 해야 하는 무사이고, 어떤 사람은 회사의 사장으로서 사원들을 이끌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무장이다.

 

나는 이러한 취지에서 <오륜서>를 자기계발 도서라고 생각했고 과거의 책이라 해도 현실에 반영하여 지혜를 얻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하. 지. 만....

 

3. 책의 한계점

책을 30페이지쯤 읽고나서부터 뭔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진짜 검술에 대한 내용인데? 다행히 책의 페이지도 적고 책의 난이도도 평이한 편이라 하루 만에 쉽게 읽긴 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 대부분이 진짜 검술 대결에서의 마음가짐이나 자세, 적을 제압하는 방법이다. 

 

일반이 현실에서 응용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 외에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들도, 결국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대범하게 행동하라는 내용인데 마치 '음식이 싱거울 때는 소금을 찍어 먹는다' , 혹은 '금연에 성공하려면 담배를 피우지 마라'라는 말처럼 너무 일반론 적인 이야기라 도움이 되지 않았다.

 

4. 인상적인 구절

하지만 그렇다고 <오륜서>에서 건질만한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훈련은 피 흘리지 않는 전쟁,
전쟁은 피 흘리지 않는 훈련이다.

칼의 세계엔 어중간한 승리는 없고 한판승만 있다.

빠른 것이 능사는 아니다.
빠르다 혹은 느리다는 개념은 원래의 흐름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다시 말해 검을 빨리 휘두른 다는 것은 원래 검을 휘둘러야 하는 속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륜서를 읽으면서 와 닿았던 구절이다.

특히 '빠른 것이 능사가 아니다.'로 시작되는 구절은 무사시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편리함과 빠름'은 21세기 사회의 미덕이다. 따라서 빠르다는 것은 항상 우리에게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무사시에 말에 의하면 빠르다는 것은 원래의 흐름에서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빨리빨리'라는 말이 입에 밴 우리나라 사람들 에게 더욱 뼈가 있는 말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21세기 사회에서 빠르다는 것은 선(Goodness)을 의미 하지만, 우리는 빠르다는 의미 속에 담긴 그 단점도 명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빨리' 하는 일이 '적당한 속도'로 하는 일 보다 꼼꼼하고 섬세할 수 있는지..

 

P.S

책의 부록에는 그가 죽기 전에 남겼다는 자신의 신조 21개가 나온다. 그중에 나에게 와 닿았던 글들을 남겨본다.

(내가 적지 않은 구절들은 대부분 금욕에 대한 글로 나는 인생에서 금욕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풍요를 더 효율적으로 누리기 위한 수단적 의미의 금욕으로 무사시가 말한 엄격한 금욕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1. 세상의 도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2.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3. 사사로운 일에 후회하지 않는다.

4. 남을 시기하거나 증오하지 않는다.

5. 어떠한 경우에도 이별을 슬퍼하지 않는다.

6. 누구에게도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