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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출처: yes24

 

책의 특징

총점: 😍😍😍🥰 (3.5/5)

 

1. 무서울 정도로 시니컬하고 솔직한 통찰력을 가진 작가의 갭 모에?

20대 초반~ 20대 중반 까지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주로 읽었다. 

한글로 번역된 그의 모든 책과 더불어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집까지 모두 읽었다.

 

20대 후반에 접어들 때 쯤, 인생의 어떤 계기를 통해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에 대한 대단한 관심이 생겼다. 그때 생각난 작품이 무라카미 류의 '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틈틈이 무라카미 류의 다양한 작품들을 꾸준히 읽고 있다. 

 

무라카미 류는 '무서울 정도로 시니컬하고 솔직하며 얼음송곳처럼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작가이다. 그가 쓴 소설을 읽고 난 후 든 그에 대한 평가이다.

 

하지만 그의 쇼핑 에세이 <남자는 쇼핑을 좋아해>에서는 기존의 그의 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인간미와 귀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통찰력은 번뜩인다.) 

 

개인적으로 '갭 모에'라고 부를만한 반전 매력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는 이 책에서 아버지이자 일본인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 무라카미를 엿볼 수 있다. 류의 팬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큰 행복일 것이다.

 

2. 기억에 남는 구절과 코멘트

세 켤레 살 때는 약 30분 동안 가게 안을 걷는다. 주인 할머니는 이 녀석은 분명히 산다는 확신에 찬 눈으로, 내가 걷는 모습을 아주 즐거운 듯이 바라본다.

이탈리아에서 지름신이 강림해 급하게 구두를 사버린 무라카미 류는 다음날 산책을 위해 구두를 신고 후회한다. 신은지 얼마 되지 않아 발이 아파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 무라카미 류는 신발을 사기 전에 구매할 신발을 신고 10분간 가게를 돌아다니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이 녀석은 분명히 산다는 확신에 찬 눈으로, 내가 걷는 모습을 아주 즐거운 듯이 바라본다.

 

어쩐지 무척 귀엽게 느껴지는 구절일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상상해보면 어쩐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 드는 구절이다.

 

평생 이어질 좋은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폭발적인 기쁨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폭발적인 기쁨이 평생 이어진다면, 우리는 아마 지칠 대로 지쳐서 결국 죽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분명 매우 조용한 충실감, 성취감이 아닐까.

무라카미 류와 F1 드라이버와의 인터뷰 내용 다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20대 초반에 잘생긴 F1 드라이버에게 무라카미 류는 여자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파티 등을 즐기고 싶지 않냐고 물어본다. (F1 드라이버는 다양한 테스트와 훈련 때문에 항상 바쁜 시간을 보내는듯 하다. 물론 다른 영역의 프로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F1 드라이버는 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 자신도 여자친구와 보내는 시간이나 파티의 즐거움은 알고 있지만, 레이스에서 좋은 기록을 냈을 때의 성취감, 그랑프리에서 우승했을 때 느껴질 어마어마한 기쁨과 성취감을 상상하면 일상의 즐거움을 참고 훈련에 임하는 것이 별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함 이면에 있는 피, 땀, 눈물(???)을 알지 못한다. 

 

대중매체는 가끔 성공한 사람들 이면에 있는 그들의 노력과 역경에 대해 다루지만 그 비중은 매우 적기 때문이다.

 

평범한 것은 죄악이 아니다. 하지만 평범하게 살면서 특별해지고자 하는 것은 죄악이다.

(현대무용의 창시자 A는 평범한 것은 죄악이라 했지만..)

 

뭔가를 얻고 싶으면 뭔가를 희생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의 진리인 것 같다. 먹고살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면,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평범한 즐거움들은 거의 대부분 포기하고 매진해야 하는 시간이 있음은 분명하다.

 

3. 총평

좋았던 점

  • 책 크기가 작아서 아우터 호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 각 쳅터가 짧게 구성되어 있어 가지고 다니면서 짬나는 시간에 끊어 읽기 좋다.
  •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다양한 나라의 쇼핑 관련 TMI를 듣는 재미가 있다.
  • 무라카미 류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아쉬웠던 점

  • 책 분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 에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작품의 몰입도는 떨어진다.
  • 솔직히 작가가 할말 없는데 억지로 채운 부분이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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